노베오카 멘마: 대나무 숲을 지키는 맛있는 혁신

“방치 대나무 숲(放置竹林)”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 지나치게 번식해 버린 대나무 숲을 말하며, 현재 전국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노베오카 멘마”에 대해, 미야자키현 노베오카시에서 활동하는 LOCAL BAMBOO 주식회사 대표 에하라 타로 씨에게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취재 협조】LOCAL BAMBOO 주식회사 에하라 타로

1 「노베오카 멘마」의 탄생
2 멘마가 마을에 준 영향
3 국산 멘마를 널리 알리기 위해
4 노베오카 멘마의 앞으로
5 노베오카 멘마의 맛있게 먹는 방법

「노베오카 멘마」의 탄생

에하라 타로 씨는 도쿄의 대학을 졸업한 후, 29살 때 농업을 하기 위해 고향인 미야자키현 북부의 노베오카시로 귀향했습니다. 조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산을 찾았을 때, 숲 대부분이 번식한 대나무에 잠식되어 있는 것을 목격하고 방치된 대나무 숲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파죽지세(破竹之勢)’라는 속담이 있듯이, 대나무의 성장 속도는 매우 빨라 한 그루에서 수십 개의 새순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한 번 번식하면 손쓸 수가 없습니다. 방치된 대나무 숲으로 인한 피해는 크며, 햇빛이 차단되어 다른 나무들의 성장이 멈추기도 하고, 산사태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대나무 숲으로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땅은 멧돼지, 사슴, 원숭이 등의 야생 동물들의 서식지가 되어 산간 지역의 농산물 피해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노베오카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산림. 고령화와 후계자 부족으로 인해 관리되지 않는 산림이 늘어나면서 방치된 대나무 숲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유기농업을 시작하려고 했던 저는 지속적으로 농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도, 같은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방치된 대나무 숲 문제를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나치게 성장한 규격 외 죽순이 멘마로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오리지널 멘마 만들기를 시작했습니다.”

“‘먹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라는 것이 우리의 슬로건입니다. 멘마는 양념에 따라 어떻게든 변화할 수 있는 식재료입니다. 노베오카 땅에서 채취한 것을 판매한다면, ‘먹는 것’을 통해 노베오카를 알리고, 방치된 대나무 숲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는 상품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신경 쓴 것은 양념도 지역 특색을 살리는 것이었습니다. 지역의 노포 된장 가게 ‘와타나베 된장간장 양조’의 ‘적맥 된장’과 노베오카의 전통 채소 ‘시치만고쿠 고추’를 사용하여 매콤한 된장 맛으로 완성했습니다.

“풍토에 맞는 맛을 내기 위해 같은 노베오카라는 땅에서 만들어지는 재료를 사용했습니다. 많이 먹어서 대나무 소비로 이어질 수 있도록 밥, 파스타, 토스트 등 일본인의 주식에 어울리도록 만든 것도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멘마가 마을에 준 영향

“노베오카시의 죽순 생산자들은 쓸 수 없는 규격 외 죽순 처리에 오랫동안 고민해왔습니다. 그래서 노베오카시의 ‘JA 노베오카 죽순 부회’와 업무 제휴를 맺고, 이 죽순들을 보통의 두 배 가까운 가격으로 매입하기로 했습니다.”

에하라 씨에게 반입되는 죽순의 양은 3년 전에는 1톤이었지만, 올해는 15톤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습니다. 2020년 11월부터 1년 동안 약 400킬로그램의 대나무를 ‘노베오카 멘마’로 생산·판매했다고 합니다. 이 활동은 약 1,000㎡의 대나무 숲 관리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지역 주민들의 협력 덕분에 방치된 대나무 숲 문제가 크게 개선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멘마=대나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고, 방치된 대나무 숲 문제에 대해서 처음 듣는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저도 솔직히 노베오카에 돌아오기 전까지는, 라멘을 그렇게 많이 먹으면서도 멘마는 목이버섯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웃음). 현재 멘마에 대해 더 많이 알리기 위해, 노베오카 시내에 있는 13개 학교 급식에 양념하지 않은 업소용 노베오카 멘마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 이 학교들을 방문해 급식 시간에 교실 스크린을 사용해 멘마에 관한 식육 강좌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방치된 대나무 숲 문제에 관심을 갖게 하려면 먹어보게 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맛있다’라는 경험을 갖게 하는 것으로 노베오카 멘마를 응원하는 계기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국산 멘마를 널리 알리기 위해

2021년, 노베오카 멘마는 ANA 국제선 퍼스트 클래스 기내식에 채택되었습니다.
같은 미야자키 출신의 정통 고구마 소주 ‘가와고에’는 2002년부터 몇 년간 JAL 국내선 퍼스트 클래스에서 제공되면서, 구하기 힘들다고 할 정도의 인기 명주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당시 에하라 씨에게도 인상 깊은 사건이었다고 합니다.

“멘마는 저렴하고, 라멘이나 술의 곁들임이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그래서 퍼스트 클래스라는 한 단계 높은 공간에서 제공함으로써 지금까지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멘마의 위상을 더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해, 저희가 ANA 측에 직접 제안했습니다. 그러자 ANA 측이 우리의 비전에 공감해 채택해 주셨고, 기내식 메뉴표에도 ‘방치된 대나무 숲 문제를 해결하는 노베오카 멘마’라는 소개 문구를 실어주셨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계기로, 일본 국외로 노베오카 멘마를 널리 알리는 활동도 적극적으로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작년에는 상담과 시장 조사를 위해 프랑스 파리로 갔습니다. 해외에서 라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국산 멘마를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영업을 하러 갔습니다.”

일본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멘마는 중국이나 대만 등 외국산입니다. 그래서 에하라 씨가 먼저 한 것은 노베오카 멘마와 중국산 멘마의 차별화를 위한 성분 분석이었습니다.
그 결과, 감칠맛 성분이라 불리는 글루탐산 양이 노베오카 멘마는 중국산의 7배, 깊은 맛은 9.6배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 결과가 국산 멘마가 절대적인 맛을 가진다는 자신감이 되어, 더욱 에하라 씨의 행동력으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해외 사람들에게 멘마를 알릴 때는 상품화되기까지의 배경을 제대로 설명하려고 합니다. 저희 회사는 현재 복지 사업을 하는 3개의 회사와 연계해, 신체적 장애가 있는 분들과 함께 상품 만들기를 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특기는 다르기 때문에 작업 분담을 통해 함께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방치된 대나무 숲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나무를 먹고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어떤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멘마 만들기에 참여하는지도 스토리로서 소중히 전하고 싶습니다.”

노베오카 멘마의 앞으로

“가까운 미래에 ‘크래프트 멘마’ 무브먼트를 일으키고 싶습니다.
방치된 대나무 숲 문제로 고민하는 지역은 노베오카시뿐 아니라 전국에 많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노베오카 멘마 만들기로 쌓아온 지식과 기술을 활용해, 같은 고민을 가진 분들과 함께 새로운 상품 만들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 지역의 산물과 기술에서 태어난 크래프트 멘마를 계기로, 우리와 함께하는 자연을 점점 더 좋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실제로 에하라 씨 회사의 감독 아래, 일본 서부 최대의 쌀 산지라 불리는 구마모토현 다라기마치에서는 ‘주먹밥에 어울리는 멘마’를 테마로, 그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매실맛’과 ‘유자 된장맛’ 멘마를 개발했습니다. 이런 활동을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고 에하라 씨는 말합니다.

“국산 멘마의 위상이 높아지면, 일본 국내외를 불문하고 우리와 같은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면, 먹는 양은 압도적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그리고 일본에서 원료가 없어질 정도가 된다면 그게 더 좋지 않을까요. 우리처럼 제대로 전략을 세우고 브랜드력을 키워 영업을 해 나간다면 1차 산업 세계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