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락 | [노리벤 야마노보리]에서 가정 요리의 최고봉을 맛본다
최근 일본의 ‘도시락’은 ‘BENTO’나 ‘BENTO BOX’의 애칭으로 해외에서도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런 도시락 중에서도 기본 중 기본인 도시락이 <노리벤>입니다. 노리벤은 밥 위에 김을 깔고 반찬을 얹은 심플한 도시락입니다. 최근 일본에서는 엄선한 식재료로 만든 노리벤이 화제입니다. 노리벤 인기의 주동자인 [노리벤 야마노보리]의 와가쓰마 요시카즈 사장님께 대만인 작가 장유중 씨가 이야기를 듣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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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NZA SIX에 줄을 만든 [노리벤 야마노보리]
일본의 ‘식’ 문화에 있어서 중요한 문화 중 하나에 ‘도시락’이 있습니다. 이것은 일본판 런치 박스를 말합니다. 그중에서도 일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먹은 적이 있는 기본 메뉴 중 하나가 <노리벤>입니다. 노리벤은 밥 위에 김을 깔고 그 위에 생선구이나 튀김, 채소 나물 등의 반찬을 얹은 도시락입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도시락 중에서는 가장 저렴한 가격대인 노리벤은 특별한 메뉴라고는 할 수 없는 음식이었습니다. 그 이미지를 쇄신한 것이 2017년 4월에 도쿄·긴자의 GINZA SIX에 제1호점을 오픈한 [하케조유 노리벤 야마노보리]입니다.
노리벤은 보통 300엔 대로 구매할 수 있는 도시락인데, 식재료를 엄선하여 정성을 들여 새롭게 만들어 낸 간판 메뉴 <노리벤 우미>는 1,000엔 이상의 고가격 대면서 매일 개점하자마자 줄이 설 정도의 인기 상품입니다. 지금은 도쿄도 내에 6점포를 전개하며 역에서 판매하는 도시락 ‘에키벤’ 격전구인 도쿄역 구내에서 수많은 인기 브랜드 도시락을 누르고 매출 No.1을 획득하기까지에 이르렀습니다(2022년 7월 시점).
이번에는 goodie foodie의 파트너인 도쿄 거주 대만인 작가 장유중 씨와 함께 <노리벤 야마노보리> 쓰키지 본점을 방문해 와가쓰마 요시카즈 사장님으로부터 <노리벤 우미>에 담은 컨셉트를 듣고 왔습니다.
첫 시작은 JAL의 기내식 개발 기획
와가쓰마 “원래는 기내식을 개발하는 기획이었습니다. 외국 분들이 일본 체재 후 마지막에 드시는 일본 음식으로써 다른 나라에 없는 것은 무엇인가 생각했는데……그 결과 노리벤에 도착했습니다. 원래 저는 수프 전문점[Soup Stock Tokyo]의 운영을 하는 Smiles라는 회사에 소속해 있었고 이 기획은 JAL(일본 항공)과 Smiles의 협업이었습니다. 그 후 사내벤처로서 [노리벤 야마노보리]가 독립하고 현재에 이릅니다”
장 “Soup Stock Tokyo는 자주 이용하고, 노리벤 야마노보리의 쓰키지 본점 앞도 자주 지나가는데요”
와가쓰마 “정말입니까? 반갑네요. 그런데 장유중 씨는 일본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구매한 적은 있나요?”
장 “물론 있죠”
와가쓰마 “직원이 계산하실 때 뭐라고 하지 않나요?”
장 “데워드릴까요?”
와가쓰마 “그렇죠. 그렇지만 도시락은 사실 데워 먹는 음식이 아니었어요……”
컨셉트는 “식어도 따뜻하다”
[노리벤 야마노보리]의 컨셉트는 <식어도 따뜻하다>입니다. 우리는 식은 상태에서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조리법을 추구한 도시락을 만들고 있습니다. 즉 이것은 오늘날 도시락의 안티테제 이자 일본 도시락 문화를 재현한 것이 [노리벤 야마노보리] 상품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와가쓰마 “우리의 목표는 물리적인 온도가 아닌 따뜻함입니다. 도시락이란 원래 가게에서 구매하는 것이 아닌 가족이 만들어 주고 집에서 가져오는 것이었어요. 도시락을 만드는 사람이 먹는 사람을 생각해서 만드는 말하자면 정신적인 따뜻함. 그러니까 레인지로 따뜻하게 데워 먹는 음식이 아닌 거죠. 그렇게 따지자면 시중에 가정집 도시락은 별로 없거든요. 그래서 [노리벤 야마노보리]는 가정 요리의 최고봉을 목표로 세운 거죠”
장 “타이베이역 등에서도 옛날부터 도시락은 팔아요”
와가쓰마 “대만에도 도시락이 있나요?”
장 “반찬을 얹은 밥을 포장 판매하는 도시락은 있지만 일본 같은 스타일의 도시락은 없네요”
와가쓰마 “그렇군요. 밥과 반찬 하나하나에 도시락만의 특별함이 있어서요, 천천히 드세요”
대만의 일반적인 반찬을 얹은 도시락
아리아케 햇김 ‘아오마제’는 향이 다르다
이번에는 쓰키지 본점에서 [노리벤 야마노보리]의 간판 메뉴 <노리벤 우미>를 먹어보았습니다.
밥 위에 가다랑어포와 김을 깔고 특제 비율 간장을 듬뿍 발라 그 위에 메인 메뉴로 연어구이, 지쿠와 어묵의 파래김 튀김을 얹고 사이드 메뉴로 계란구이, 시금치나물, 유자와 무의 초절임, 실곤약 명란 무침으로 도시락이 꾸며집니다.
우선 놀란 것은 촉촉해진 구운 김을 젓가락으로 부드럽게 가를 수 있다는 것. 이것은 정말 특별한 일입니다.
와가쓰마 “노리벤인 만큼 김은 엄선했습니다. 사용한 김은 김 명산지인 아리아케해(규슈 북서부)에서 수확한 그해의 햇김입니다. 말하자면 김의 새싹을 사용한 김인데요, 입속에서 사르륵 녹을 정도로 부드럽고 젓가락으로 슥 자를 수 있습니다. 또 구운 김의 주원료인 방사무늬김과 천연 파래김을 혼합한 통칭 ‘아오마제’를 사용했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이것은 아리아케해에서 생산된 김의 상위 1%에 해당하는 최고급품인데 향이 다르거든요”
장 “확실히 편의점에서 사 먹는 주먹밥의 김과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네요. 쌀도 특별한가요?”
와가쓰마 “좋은 질문입니다! 쌀도 미야기현산 고시히카리라는 희소종을 사용했습니다. 끈기가 강한 고시히카리 등의 품종과 달리 공기를 품고 담박하게 지어진다는 점이 특징이면서 밥이 호로록 흐트러지지 않는 절묘한 식감이에요. 별3개 짜리 초밥 가게에서도 사용하는 쌀입니다”
장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기쁘네요”
와가쓰마 “폭신하게 지은 사사니시키 밥 위에 가다랑어포와 구운 김을 깔고 그 위에 솔로 간장을 바릅니다. 이 작업을 2회 반복하기 때문에 김이 2겹이거든요. 이것을 매일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수제로 만들고 있습니다”
[노리벤 야마노보리]의 도시락과 함께 신칸센 여행을 만끽하자
와가쓰마 사장님과의 심화 톡은 이어졌습니다.
우선 연어구이는 냉동, 해동의 공정을 보통보다 단축할 수 있는 재료를 특별한 루트로 구매. 찜 구이로 한 후 버너로 쬐고 예부터의 이미지를 재현했습니다. 식감이 부드러운 연어는 정말 호화로운 느낌이죠.
또한 매일 손수 굽는 계란말이도 도시락의 엄선 메뉴인데, 노릇하게 조금 탄 자국을 보면 집밥의 이미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시금치를 한국 나물 스타일로 양념한 점도 비밀 스파이스의 느낌이죠…….
장 “일본다움을 맛볼 수 있어서 외국 여행자에게도 인기가 있을 것 같네요”
와가쓰마 “감사합니다. 꼭 한번 가정 도시락의 최고봉인 노리벤을 외국인 여러분께서도 드셔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노리벤 야마노보리]의 매장은 GINZA SIX외 쓰키지, 도쿄역, 신바시역, 우에노역, 시나가와역에 있으며 관광객도 들르기 쉽다는 점이 매력. 2023년 초여름에는 새 매장도 오픈 예정이라고 합니다. 신바시역 구내의 점포에서는 매장에서 매일 아침 찧는 경단 <오당고>(사진 위) 세트도 먹을 수 있습니다. 도쿄부터 신칸센을 탈 때는 스페셜 노리벤의 맛을 즐겨보시면 어떨까요?
【Navigator】장유중(張維中, Riichi Chang)
작가·칼럼니스트. 대만·타이베이 출신. 1997년 장편 소설로 작가 데뷔.
【장유중 씨 취재 후기】
대만 생활에서 ‘도시락’은 일상적인 음식이지만, 일본을 여행하고 나서 도시락은 일상생활을 물들이는 아름다운 풍경과 같은 존재라고 느꼈습니다. 어디를 가나 어느 도시락 매장에서도 독특한 도시락을 종종 제공하고 있습니다. 평소 일본 도시락은 식은 상태이지만 식어도 맛있습니다. 이번 [노리벤 야마노보리]의 도시락 전문점을 방문해 보고, 맛있는 도시락을 만들 때는 식재료 선택 방법부터 조리법까지 세밀하고 깊게 추구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일본의 도시락은 예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마치 일식 문화가 응축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게재 정보는 2023년 4월 시점의 것입니다. 가격 등은 변경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2017년 4월에 도쿄·긴자의 GINZA SIX에 제1호점을 오픈. 가정 도시락의 최고봉을 목표로 재료를 엄선한 <노리벤>이 화제가 되어 연일 줄이 이어지는 인기점으로 거듭. 컨셉트는 <식어도 따뜻하다>. 어딘가 그리운 노리벤이 화제가 되어 현재는 도쿄 도내에 6점포를 전개하고 있다. 촬영 협조는 [노리벤 야마노보리] 쓰키지 본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