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 요리 즐기는 방법|나미지야에서 체험하는 내추럴 와인×에도의 맛

에도 요리 즐기는 방법 | 나미지야에서 체험하는 내추럴 와인×에도의 맛

약 260년 이어졌다는 에도시대.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며 사람들은 ‘음식’에 즐거움을 찾으며 다양한 에도 요리를 창조했습니다. 이번에는 당시 서민의 식사를 재현한 요리를 제공하는 도쿄 니혼바시에 자리하는 [나미지야]에서 에도 요리의 기본을 배웠습니다.

【취재 협조】에도요리 나미지야(江戸料理 奈美路や)

에도 요리란?

에도 요리란?에도 요리란?

큰 전란 없이 서민들이 평화로운 나날을 보낸 에도시대는 가부키나 우키요에 등 일본만의 독자적이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가 태어난 시대였습니다. ‘음식’도 서민들의 관심을 끈 문화의 하나입니다. 그 무렵부터 마을에는 요리점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외식을 즐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현재도 <두부백진(豆腐百珍)>을 비롯한 에도 요리를 기록한 요리책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번에는 당시 요리를 재현한 메뉴를 제공하는 [나미지야]에서 에도 삼매경 코스를 먹어보았습니다.

에도 삼매경 코스

(1)히토스스리

히토스스리

지금부터 시작하는 식사를 대비해 속을 정돈하기 위한 <히토스스리>. 계절마다 내용물이 바뀌는데 이번에는 가막조개 소바 죽 요리 <시지미노 소바가유 Shizimi no sobagayu>입니다. 간에 좋다는 가막조개 진액을 몸에 도입하고 속을 따뜻하게 함으로써 소화를 재촉한다는 에도인의 지혜로부터 태어난 요리입니다.

(2)계절 요리 모둠

계절 요리 모둠

제철을 맞은 그 계절의 식재료를 사용한 요리 5종류 모둠. 위로부터 시계 방향으로 정어리 조림, 두부 산적, 오리 산초 조림, 죽순 무침, 붕장어 냉무침.

이와시노 스시니 Iwashi no sushini|정어리를 냄비에 가득 채워 비지로 조리는 요리입니다. ‘스시니’라는 단어는 가득 채운다를 뜻하는 ‘스시즈메’라는 단어에 유래하며 스시가 아닙니다. 보들보들 부드러워진 정어리는 뼈까지 먹을 수 있습니다.

도후덴카구Dengaku skewered tofu|산초 된장을 바른 두부 산적입니다. 산초 된장은 산초 열매와 잎 등을 혼합한 된장입니다. 꼬치에 꽂혀 있어 한 손에 술을 들고 먹을 수 있습니다. 선술집 요리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요리입니다.

아이가모노 산쇼니 Aigamo no sanshoni|오리고기 산초 조림입니다. 에도시대에는 식육 섭취에 엄한 규칙이 있었으나 오리고기는 즐겨 먹었다고 합니다. 오리고기의 독특한 향기에 산초의 얼얼한 맛이 엑센트가 됩니다.

다케노코노 구사아에 Takenoko no kusaae|죽순 요리입니다. 냄새를 지운다는 의미를 뜻하는 구사아에. 에도시대에는 향기가 강한 것을 ‘구사이’라고 표현했기 때문에 그렇게 불렸습니다. 된장에 노른자나 사탕수수설탕을 넣은 <다마미소>에 향기가 좋은 파나 새싹을 혼합한 것을 말합니다.

아나고노 니코고리 Anago no nikogori|붕장어 요리입니다. 붕장어는 에도 요리에 빠뜨릴 수 없는 에도마에 생선의 하나입니다. 니코고리란 생선을 익히고 끓인 국물까지 식혀서 굳게 만든 요리를 말합니다.

(3)제철 생선의 에도식 회 모둠

제철 생선의 에도식 회 모둠

단지 식재료를 썰기만 하지 않고 한 수고를 더하는 것이 에도 요리입니다. 냉장고가 없었던 시대, 에도 사람들은 어떻게 식재료를 오랫동안 보존할지를 숙고하면서 요리를 위해 다양한 연구를 거듭했습니다.
생선 요리는 계절에 따라 사용하는 제철 생선이 다르기 때문에 식초로 절임, 생선을 다시마로 말아서 식초로 절임, 간장으로 절임 등 손이 가는 방법도 달라집니다. 이번에는 잿방어를 고소데 기리 Kosode-Tsukuri로 한 회 모둠입니다.

제철 생선의 에도식 회 모둠

고소데기리란 일본 예기의 기모노 소매를 이미지하여 단 식초에 절인 무 등을 얇게 썰어 생선 사이에 끼운 요리입니다. 화려한 외형에도 배려를 잊지 않는 에도인의 높은 센스가 느껴지네요.

(4)아게다시 다이콘

아게다시 다이콘

에도시대에는 고가로 취급된 기름. 귀중한 기름을 사용해 저렴하게 손에 넣을 수 있었던 무를 튀긴 요리입니다. 튀긴 무에는 갈아 만든 무가 곁들여져 있어 무로 무를 먹는다는 장난기도 발휘.
이 요리에 뿌려진 블랙 페파(검은 후추)도 실은 이미 에도 사람들은 먹었다고 합니다. 당시 일본은 쇄국 상태로 알려졌지만 에도 사람들은 각종 수단을 이용해 류큐 왕국, 규슈를 통해 샴(현재의 타이)이나 캄보디아로부터 블랙 페파를 입수했다고 합니다. 당시는 <검은 보석>이라고도 불린 고급 스파이스였습니다.

(5)오시노기

오시노기

요리와 요리 사이에 제공되는 밥이나 소바를 <오시노기>라고 합니다. 그날에 따라 스시나 소바 등 제공되는 음식은 다릅니다. 이번에는 참치회를 간장에 절인 <즈케 마구로 스시 Zuke-maguro no sushi>입니다.

(6)다마고 후와후와

다마고 후와후와

다마고 후와후와는 달걀을 거품을 내서 먹는 요리입니다. 달걀은 당시 고급품이었으며 소중한 단백질이기도 했습니다. <다마고 후와후와>는 에도 사람들이 당시 서민 요리에 순위를 매긴 <반찬 순위 Okazu Banzuke>에도 선정된 기본 요리입니다. 시나가와 등의 숙소 마을에서 에도를 방문한 사람들이 지친 몸에 에너지를 재충전하기 위해서 많이 먹었다고 합니다.

다마고 후와후와

현대말로 달걀 스플레. 이렇게 멋진 요리를 200년 이상 전부터 먹었다니 놀랍습니다.

(7)두부의 한천(우무) 젤리 <고리도후>

두부의 한천(우무) 젤리 <고리도후>

냉동고가 없었던 시대, 얼음은 좀처럼 입수하기 힘든 귀중한 것이었습니다. 그런 귀중한 얼음을 본떠서 만들어진 것이 <고리도후>입니다. 이 요리에 흑당 꿀을 치면 디저트로 먹을 수 있지만 나미지야에서는 물과 두부의 맛을 즐기기 위해 심플하게 소금 양념으로 먹습니다.

(8)제철 생선의 이리야키

제철 생선의 이리야키

이리야키 Iri-yaki란 지금 우리가 잘 아는 요리 데리야키 원형과 같은 것입니다. 기름을 사용하지 않고 볶듯이 굽기 때문에 그렇게 불리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먹은 것은 삼치구이에 산초를 뿌린 요리 <사와라노 산쇼키카시 Sawara no sansho-kikashi>입니다.

(9)유키게메시

유키게메시

반찬 순위 최상위 타이틀 <오제키 Ozeki>를 차지한 요리는 <하차하이 도후 Hachi hai-tofu>입니다. 유키게메시는 하치하이 도후에 밥을 넣은 것입니다.

유키게메시

위에 얹은 갈아 만든 무를 풀은 모습이 눈이 녹은 것처럼 보인다 하여 이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10)감미

감미

이번에 맛본 감미 즉 디저트는 우유로 만든 <미네오카 도후 Mineoka tofu>. 일본 최초의 낙농의 땅으로서 유명한 미네오카 목장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불린 이름입니다. 에도식 판나코타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농후한 맛과 단맛이 특징입니다.

단품 요리 추천

(1)헨폰간

헨폰간

수육(4다리 동물)을 식용으로 섭취하는 행위가 금기 사항이었던 에도시대. 그러나 식용으로 소를 도축하는 행위를 유일하게 허락받은 히코네번은 된장으로 절인 쇠고기 <헨폰간>을 약으로서 바쿠후나 영주에게 헌상했다고 합니다. 동물고기를 먹을 때, 사슴 고기는 <모미지 Momiji>, 말고기는 <케토바시 Ketobashi>등의 은어를 이용했다고 합니다.

(2)기라즈마부시

기라즈마부시

참치회를 간장에 절인 ‘즈케마구로’에 기라즈kirazu(비지 okara) 를 버무린 요리입니다. 냉장고가 없었던 에도시대에 도로(뱃살)를 생으로 먹을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었으며 대부분 장에 절여 먹었습니다. 장에 절인 참치를 비지로 버무리면 보기 좋은 요리가 됩니다.

(3)닌교초 다마히데 <원조 오야코동>

닌교초 다마히데 <원조 오야코동>

1760년에 창업한 닭요리 전문점 [다마히데]의 원조 오야코동.
현재 다마히데는 새 점포 건축중인 관계로 간판과 장인들이 임시로 나미지야에 합류하여 솜씨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오야코동은 손님이 전골 요리 도리스키(Torisuki)의 마지막에 남은 양념 국물에 계란과 밥을 풀어 먹은 게 시초라고 합니다. 이 기회에 꼭 오야코동 시초의 맛을 즐기러 매장을 찾아보세요!

에도 요리×내추럴 와인

에도 요리×내추럴 와인

일식의 원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에도 요리와의 조합은 사케! 라고 생각했는데 나미지야에서는 내추럴 와인과의 조합으로 즐기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 매장에는 화이트, 레드, 로제, 스파클링 등 다양한 내추럴 와인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모처럼 첨가물 무첨가 유기농 에도 요리를 즐긴다면 함께 마시는 술도 유기농으로 맞추는 것도 좋은 생간인 것 같습니다.

현대의 도쿄는 전국, 세계의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이 혼재하는 장소입니다. 그러나 에도시대는 음식을 비롯한 문화에 에도(도쿄)스러운 색채를 선보인 개성적인 시대였고, 그 개성이 현대까지 확실하게 이어져 왔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여러분도 나미지야에서 에도 요리를 즐기며 우리의 선인들이 삶을 영위한 에도시대를 상상해 보시면 어떨까요?

※게재 정보는 2023년 4월 시점의 것입니다. 가격 등은 변경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취재 협조】에도요리 나미지야(江戸料理 奈美路や)

도쿄·니혼바시에 자리한 에도요리 전문점.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소재의 맛을 살린 유기농 요리를 제공. 제철을 맞은 식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방문할 때마다 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사케, 소주, 내추럴 와인 등 풍부한 종류의 술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에도 요리와 술의 마리아주를 체험할 수 있는 장소다.

text: MUTO Miki

photo: HATABARA Yu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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